# 매니큐어
아카시가 후리랑 떡친후에 후리 발톱에다가 자기 머리색이랑 진짜 똑같은 빨간 매니큐어 발라주면서 다 바르면 발가락 하나하나에다 키스해줌. 그러면서 후리한테 다 지워지면 보러 올게 이렇게 말함. 후리는 그냥 고개 끄덕이고 넘겼는데 진짜 지워지면 아카시가 꼭 후리 보러옴. 그래서 후리가 아카시 보고싶으면 발톱 매니큐어를 벅벅 긁음. 아카시는 매니큐어가 예상보다 빨리 벗겨져있으면 후리한테 뽀뽀하면서 그렇게 보고싶었냐고 발 만지작거림. 그러다가 후리 귓가에
"그럴땐 전화하면 돼"
라고 속삭이고 후리는 부끄럽고 좋아서 수줍게 웃으면서 아카시한테 키스함. 나중엔 후리가 왼손 네번째 손가락의 손톱에 꼭 빨간 매니큐어 칠하고 다님. 남들이 왜 거기에만 바르냐고 물어보면 후리는 대답안함. 아카시는 아니까 말없이 웃으면서 네번째 손가락에 키스해줌.
# 삐진 후리
※ 홈쨘 (@hom0522) 의 리퀘입니다.
"세이쥬로 내가 설거지 해달랬는데-"
후리가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아카시의 옆에 앉음. 아카시가 책을 계속 읽는 상태에서 후리에게 오늘만 후리가 대신 해달라고 부탁함. 후리가 조금 고민하더니 알았다고 말하면서 부엌으로 감. 아카시는 여전히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음. 후리가 설거지를 다 끝내고 다시 아카시 옆에 와 앉을때도 마찬가지였음. 후리는 티비 채널을 돌리며서 아카시에게 몇마디 말을 걸었는데 그때마다 아카시는 책을 읽은채로 응, 그래 같은 단답형 대답만 함. 한참 티비채널을 돌리던 후리가 한숨쉬고 티비를 끄더니 몸을 일으킴. "재밌는게 없네" 그러고 후리가 방으로 들어가버림. 참고로 두사람은 같은 방에서 잠. 아카시는 후리가 그러건 말건 책만 읽음. 한참 책을 읽다가 겨우 끝까지 다 읽은 아카시가 몸을 일으켜서 기지개를 킴. 부엌에 가서 물 한잔 마시고 주위에 후리가 안 보이니까 후리를 부름. 코우키. 평소라면 인기척이 들리면서 응, 왜? 이럴 후리가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림. 아카시가 이상해서 고개 갸웃거리곤 다시 후리를 부름. 그러자 인기척이 들리는데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같이 들림. 분명 방문 잠그는 소리였음. 아카시는 당황함. 잠긴문이 안방이라서 더 당황함. 문고리를 돌리니 절그럭거리면서 열리지 않음. 아카시는 일단 침착하게 후리에게 문 열어달라고 말함. 근데 대답이 없음. 아카시는 이제 초조해짐. 화도 잘 안내고 유순하던 애가 이러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음. 아카시는 후리가 뭐 때문에 화났는지 곰곰히 생각해봄. 방뮨 앞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자신의 행실을 되짚어봄. 그렇게 화낼만한 일 없었는데. 다른데에서 마음 상하는 일 있었나. 아니면 피곤해서 그런가. 아카시는 이렇게 생각함. 그래서 다시 방문을 두드리면서 말을 걺.
"코우키 오늘 안 좋은 일 있었어?"
한참 말이없더니 문이 한번 쾅하고 덜컹거리더니 안에서 가라고 소리지르는 후리의 목소리가 들림. 막 아카시 밉다고 나쁘다고 말하더니 바보라고 화냄. 아카시는 다 듣다가 후리가 바보라고 하니까 울컥함. 그런거 모른다고 바보야? 아카시도 문에다 대고 자기한테 화풀이 하지말라고 뭐라함. 그러자 후리가 갑자기 조용해짐. 살짝 긴장한 아카시가 가만히 문너머 소리에 집중하는데 문가에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림.
"아카시, 오늘 그 사랑하는 책이랑 소파에서 함께 자는걸 추천할게. 문 따고 들어오면 죽일거야"
아카시는 움찔함. 아카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죽인다의 콤보에 후리가 엄청 화났다는 걸 알수있었기 때문임. 그리고 후리가 뭐 때문에 화났는지도 알게됌. 아카시는 그제서야 자기가 잘못했고 말실수까지 한 걸 깨닫고는 발을 동동 구름. 일단 후리한테 잘못했다고 얘기하는데 후리는 꿈쩍도 안함. 아카시는 안절부절 못하면서 어떻게 해야 후리의 마음이 풀어질지 고민함. 두번째로 쓴 방법은 뇌물이었음. 코우키 전에 사고싶다던거 사줄게, 문 열어줘. 하지만 무반응. 세번째 방법은 동정심 유도였음. 코우키, 소파는 너무 딱딱하고 거실도 추워서 나 저기서 자면 감기몸살 걸릴거야. 역시나 무반응. 네번째는 화내기였음. 너무 하잖아! 변명할 기회를 줘! 쿵쿵거리면서 화내자 후리가 방문을 살짝 염.
"해봐, 변명"
아카시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서 기뻐했다가 그 말에 굳음. 변명이랄게 없었기 때문임.
"어...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후리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지더니 후리가 아카시 정강이를 차버리고 문을 쾅 닫고 잠금. 아카시는 아픈 정강이를 부여잡고 눈물을 삼킴.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아카시는 문 앞에 앉아서 문설주에 기대어 주절 주절 얘기함. 내가 잘못했어, 코우키가 중요한데 책에 빠져있어서 미안해. 대화의 기본은 눈 맞추기인데 그치? 예의가 없었어. 자세히 생각해보지도 않고 대뜸 화부터 내서 미안해. 이렇게 얘기하다가 아카시는 잠에 듦. 그도 그럴게 꽤 시간이 늦었었고 일하고 들어왔던지라 피곤했었음. 후리는 한참 뭐라 얘기하던 아카시가 말이 없어지니까 의아해서 조심스럽게 문쪽으로 다가감. 아직 화가 풀린건 아니었지만 많이 누그러져 있었음. 문에 귀를 가져다대도 아카시의 인기척이 안 느껴지자 후리가 문을 엶. 그러자 문설주에 기대서 자고있는 아카시가 보임. 후리는 좀 어이없기도 하고 웅크려 자고 있는 아카시가 귀엽고 불쌍하기도 해서 이번엔 봐주기로 함 몸을 숙여서 아카시를 툭툭 치자 아카시가 힘겹게 눈을 깜빡이더니 후리를 봄.
"들어가서 자, 몸살감기 걸린다"
아카시가 눈을 깜빡이더니 와락 후리를 껴안음. 후리는 놀라서 손을 어정쩡하게 두는데 아카시가 후리를 더 꽉 껴안음.
"코우키 내가 미안해. 앞으로 더 잘할게"
그 말에 후리가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내면서 아카시의 등을 토닥임.
"응, 알았으니까 안에 가서 자자"
아카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일으켜서 후리를 잡아끌고 침대로 감. 아카시가 먼저 침대에 들어가서 이불을 들추고 자기 옆자리를 툭툭 침. 후리는 잠결에 그러는 아카시가 너무 귀여워서 기분좋게 웃으면서 아카시 옆에 누움. 그러자 아카시가 후리를 품속에 넣어 껴안더니 잠에 빠짐. 잠에 완전히 빠지기 전 아카시는 후리한테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잠. 후리는 아카시가 반성하고 있는거 같아서 용서해주기로 함. 고른 숨을 뱉는 아카시의 입술에 뽀뽀하고 후리도 눈을 감음. 잘자, 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