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도님 (@byspxm) 께서 주신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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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코는 이제 막 미술계에 데뷔한 신인인데 몽환적인 느낌이 특이해서 미술계의 떠오르는 샛별 취급을 받음. 그래서 어떤 미술관에서 xx년도 루키전해서 쿠로코랑 몇몇 루키들 전시회를 함. 아카시는 기업 CEO인데 취미가 전시회 휩쓸기임. 웬만한 전시회는 다 봤을정도. 작품이 마음에 들면 구매도 서슴없이 함. 그래서 이 루키전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전시회 일정이랑 해외출장 일정이 겹쳐서 놓침. 아카시는 아쉬워서 혹시 웹미술관에 올라온게 몇개 없을까해서 찾아봄. 없음. 그래서 루키전 참가한 작가 사이트나 신문기사 잡지 칼럼 뒤지고 뒤져서 작품들을 봄. 그렇게 보는데 우연찮게 쿠로코의 작품 중에서 습작으로 그린 것 같은 '사랑하는 나의 친구'라는 그림을 봄. 그냥 평범한 남자애였는데 쿠로코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일반인에게서 잘 보기 힘든 사백안이 독특해서 아카시는 그 작품을 뚫어져라 봄. 처음엔 전체적인 분위기 감상 하려고 했는데 계속 남자애한테 정신이 쏠려서 불가능해짐.

아카시는 대체 이 남자애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짐. 그래서 쿠로코에게 어찌저찌 컨택을 하고 만나서 그 그림을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힘. 그리고 덧붙이는말로 만나보고싶다고 말함. 쿠로코는 난감해하더니 물어보고 연락주겠다고 함. 아카시는 자기 명함 주고 꼭 부탁한다고 말하고 헤어짐.



아카시는 그렇게 매일매일 쿠로코의 연락만을 기다림. 쿠로코와 만난지 이주째 되던 때 드디어 쿠로코에게 연락이 옴. 만날수있겠는데 자기는 동행이 안될 것 같고 xx일에 자기가 알려준 주소로 가면 된다고 말함. 아카시는 알았다고 하는데 뭔가 날짜 정하고 직접 오라고 하는게 수상함.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가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쿠로코가 보내준 주소는 병원주소였음. 그것도 정신병원. 주소 밑에 짧게 사정이 생겨서 같이 못가서 미안하다고 적혀있는걸 보면서 아카시는 살짝 인상을 씀. 아니 이런데를 혼자 가란 말이야? 아카시는 갈까 말까 고민하는데 어렵게 약속 잡은거 같으니까 일단 가기로 함. 아카시는 후리가 정신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왜 그렇게 그림에서 묘한 분위기가 났는지 알 것 같았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아카시는 후리를 찾아감. 쿠로코가 미리 얘기해뒀는지 간호사는 별말없이 주의사항 몇가지만 얘기해주고 병원 뒤뜰로 향함. 뒤뜰에는 온갖 이상한 사람이 많았음. 아카시는 얼른 얼굴만 보고 가야지 생각하면서 불쾌감을 참음. 그리고 뒤뜰에 분수대 근처까지 가자 그림보다 훨씬 긴 갈색머리의 (언뜻보면 여자같기도 한) 남자애가 분수대 안에 손을 넣어 휘젓고 있었음. 간호사가 후리의 이름을 부르자 후리가 고개를 번쩍 듦. 아카시는 그거 보고 움찔함. 진짜 미친놈이네. 그러고 보는데 간호사가 후리한테 병문안 왔다고 아카시를 소개하고는 감. 후리가 아카시를 빤히 바라보더니 다시 고개를 휙 돌려 분수대 안을 휘저음. 아카시는 얘가 뭐하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가는데 후리가 버둥거리더니 뭔가를 쑥 꺼냄. 후리가 아카시 코앞까지 뭔가를 들이댔는데 아카시는 너무 가까워서 잘 안보이니까 뒤로 물러남. 후리를 한번 봤다가 손에 든 걸 보는데 안쪽이 깨져서 특이하게 빛이 투과되는 유리구슬이었음. 아카시는 시선을 슬쩍 내려 후리를 봄. 하얀 병원복 소매 한쪽이 축축하게 젖어있고 앞머리에 눈이 가려서 웃고있는 입밖에 안보임. 진짜 기분 나쁘네. 아카시가 말없이 후리를 바라보는데 후리는 아카시가 구슬을 안 받으니까 무슨 일인가해서 역시나 젖은 다른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김. 그순간 아카시는 후리의 눈을 볼 수 있게됌. 사백안. 아카시는 다시 축 쳐지는 앞머리를 잡아 고정함. 두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데 아카시는 후리의 눈동자에서 벗어나질 못함. 이거다. 후리하타는 아카시가 안 놓아주니까 인상을 쓰더니 버둥거림. 아카시는 그제서야 후리를 놓아줌. 후리는 아카시를 흘깃보더니 다시 유리구슬을 내밈. 일단 미움은 안 산 모양이네. 아카시는 유리구슬을 받아들고

무릎을 살짝 굽혀서 자기보다 키가 작은 후리와 눈을 맞춤. 아카시는 분명 후리가 자기와 동갑이라고 들었음.


"난 아카시 세이쥬로야."


그랬더니 후리가 고개를 갸웃거림. 머리카락 사이에 슬쩍 보이는 호박색 눈동자가 굴러가는게 보임. 아카시는 인내를 가지고 후리의 대답을 기다림. 후리는 조금 오물거리는가 싶더니 입을 염.


"아저씨는 왜 온거야?"


아저씨? 아카시는 인상을 씀. 분명 동갑인데. 후리는 아카시가 인상을 쓰자 살짝 움츠러듦. 그걸 보고 아카시가 다시 인상을 폄.


"후리하타군 보러. 그런데 후리하타군 지금 몇살이지?"


후리하타가 그 말에 방긋거리면서 웃음.


"다섯살!"


그래서 정신병원에 있는거군. 아카시는 어쩔까 고민하다가 후리랑 조금 표면적인, 애들이 좋아할 얘기를 함. 그러자 후리가 금새 마음을 열고 좋다고 웃으면서 아카시의 말에 대답함. 대충 얘기 내용은 쿠로코를 자기 부모로 인식하고 있고 자기는 다섯살이며 몸이 아파서 이 병원에 있다는 그런 거였음. 아카시는 구슬을 들어서 보여줌.


"이건 왜 준거야?"

"예쁘니까! 아저씨같이 예뻐"


아카시는 손으로 눈을 덮음. 콩깍지가 씌였나 귀엽네. 아카시는 후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음. 그랬는데 후리가 아카시 손을 탁쳐버림. 아카시가 놀라서 후리보는데 후리 보는데 후리가 낮게 깔림 목소리로 '손대지마'라고 말함. 아카시는 후리에게 뭔가 있구나 싶음. 그렇게 몇번 얘기 주고받다가 후리가 안으로 들어가야해서 아카시는 다시 돌아옴. 그리고 쿠로코와 약속을 잡아서 만남.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데 쿠로코는 그런건 당신이 알 필요가 없다면서 알려주지 않음. 확실히 자기한테 쿠로코가 말해줄 이유가 없었음. 분명 민감한 얘기일텐데 선뜻 말해줄리가 없지. 아카시는 조금 고민하다가 첫눈에 반했다고 말함. 물론 구라반 진심반이었음. 첫눈에 반한건 맞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런건 아니었으니까. 사랑보다는 그냥 자극? 그런 반함이었으니까. 근데 쿠로코는 그 말에 잔뜩 인상쓰고 고민하더니 쓸데없는짓은 하지말라고 일러두고 얘기를 시작함.


후리가 원래 꽤 인기있는 만화가였는데 스토리나 그림체가 워낙 여성스러워서 팬들이 다 후리를 여자로 알고있었음. 후리도 괜히 남자라는거 밝혀지면 인기 없어질까봐 잘 나타나지도 않음. 그랬는데 어쩌다가 후리가 남자라는게 알려지고 그 중 싸이코같은 팬 하나가 여자가 아니라는 말에 분노해서 후리를 납치한거임. 납치만 하면 다행인데 후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혹시 여자인데 남자인척 하는거 아니냐면서 성희롱을 했다고 함. 성폭행까지 가지는 않았는데 당하기 직전에 구해졌기 때문임. 후리는 기절했다가 몇일이 지나서야 깨어나고 깨어났더니 저런 상태가 되었다는거임. 물론 후리 납치한 남자는 유죄선고받고 교도소행. 


아카시는 거기까지 사연을 듣고 그림은 언제 그린거냐고 물음. 쿠로코는 눈을 몇번 깜빡이더니 후리가 아직 미소짓기 전에 그렸던거라고함. 1년도 더 전에 그린거라고. 아카시는 어쩌다 웃게 되었냐고 물음. 쿠로코는 살짝 인상을 쓰더니 고개를 저음. 어느순간 가보니 웃고있더라. 아카시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임. 쿠로코가 아카시에게 어쩔거냐고 물음. 아카시는 어깨를 으쓱거림.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쿠로코는 고개를 끄덕임. 그리고 이만 가보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남. 그리고 떠나기전에 아카시에게 후리에게 뭔짓했다간 너죽고 나죽는거라고 말하고 감. 아카시는 멀어지는 쿠로코의 뒷모습을 바라봤다가 이마를 짚음. 좀 위험한 곳에 발을 들인것 같은 기분이었음.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아카시는 정기적으로 후리를 찾아감.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병원사람들도 한달 좀 지나니까 아카시구나 싶어서 보내줌. 아카시는 후리한테 가서 별거안함. 그냥 얘기 나누고 가끔 선물 주고 끝임. 후리는 아카시가 마음에 드는지 꽃이나 돌같은게 이쁘다면서 가져와서 줬는데 아카시는 그거 죄다 보관해둠. 왜인지는 모름. 꽃은 압화로 보관하고 돌은 상자 구해서 넣어두고. 그렇게 아카시는 뭐 어쩌겠다는 생각없이 그냥 후리만 보러감. 가끔 눈동자를 볼 일이 생기면 기분 좋고. 그게 끝임. 근데 어느날 같이 뒤뜰 정원에 산책하는데 후리가 아카시를 뚫어져라 바라봄. 아카시가 할말있으면 하라고 하니까 후리가 고개를 숙임. 참고로 후리 눈은 여전히 안보이지만 아카시는 후리의 시선을 눈치챌수있었음. 아카시가 앞만 보고 걸으면서 후리의 말을 기다림.


"아저씨는..."


그제서야 아카시가 걸음을 멈추고 후리를 바라봄. 후리도 덩달아 걸음을 멈춤.


"왜 계속 와요?"

"좋아하니까"

"..."


두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름. 아카시는 부족한가 싶어서 더 얘기함.


"쿠로코가 널 그린걸 봤는데 눈동자가 예뻤거든. 그래서 실제로 찾아와서 봤다니 그림보다 더 예뻤지"

"..실망안했어요?"

"뭘 실망해야하지?"

"........ㄴ..자...."


아카시는 잘 안들리는 말에 고개를 숙임. 뭐라고? 후리는 고개를 더 숙이더니 아까보다는 더 확실한 발음으로 말함.


"....남..자....."


아카시는 그 얘기 듣고 허탈하게 웃음. 애초에 그림보고 남자인거 알고왔는데 무슨. 아카시는 별 희안한거 얘기한다는 듯이 말함.


"내가 널 보고 실망한 건, 글쎄-"

"실....망했어요?"

"그 예쁜 눈이 가려져있다는게 안타까웠지"


후리가 고개를 더 푹 숙임. 아카시는 자신의 말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가 고민함. 그래서 말을 덧붙임.


"후리하타. 예쁜 구슬이 있는데 그걸 내가 감춰버리면 어때?"

"...보고싶을거에요"

"감춰버린 나한테 실망했어?"


후리가 고개를 저음. 아카시가 웃음.


"나도 그래"


그 말에 후리가 고개를 번쩍 듦.


"보,보고싶어요?"


아카시가 고개를 끄덕이자 후리가 안절부절 못함. 아카시는 그런 후리를 보면거 무리하지말라고 말한뒤에 계속 걷자고 말하면서 걸음을 뗌. 근데 후리가 아카시의 옷자락을 잡음. 아카시는 진짜 진심으로 놀라서 굳어서 후리를 바라보지도 못함. 등 뒤에서 후리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함.


"머리... 아저씨가 잘라주..세요"


오마이퍽킹갇. 아카시는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것 같았음. 왜인지는 모름. 그냥 그런 기분임. 아카시는 그제서야 뒤를 돌아서 후리를 봄. 아카시가 무릎을 숙여 후리를 봄.


"다음주에 잘라줄게, 지금은 자를만한게 없어서"


후리가 고개를 끄덕임. 입이 활짝 웃고 있어서 아카시도 덩달아 웃음. 그리고 다음주에 아카시는 미용가위 구해와서 후리 앉히고 머리를 자름. 미용사들처럼 스킬이 뛰어난게 아니라서 나름 고딩때 앞머리 자르던 실력으로 자름. 적당히 볼만하게 잘랐는데 후리가 거울 보면서 어색해하고 자기자신을 잘 못봄. 아카시가 후리옆에 앉아서 거울에 비친 후리 눈동자를 톡톡 침.


"봐봐, 예쁘지?"


그제서야 후리는 거울속의 자신을 봄.


"...유리구슬 보다-"

"예뻐"


후리가 아카시를 바라봄. 아카시는 후리랑 눈 마주치자 진짜 형용할수없는 기분에 사로잡힘. 후리를 붙잡고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누르고 여느때처럼 후리랑 이얘기 저얘기를 함. 근데 뜻밖에 후리가 자기가 웃게된 얘기를 꺼냄. 쿠로코가 너무 괴로워보여서 한번 웃어봤더니 좋아하길래 그 때부터 웃었다고. 웃었더니 주변사람들이 자길 좋아하니까 더 웃고다녔다고 말함. 아카시는 그 얘기 듣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음. 후리는 그렇게 말하고 아카시를 바라봄.


"아저씨도 제가 웃는게 좋아요?"


아카시는 눈을 깜빡이고 거울속에 비친 후리를 바라보면서 말함.


"그냥 네가 좋아"


그 후 집으로 돌아온 아카시는 후리와의 대화를 떠올리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함. 분명 후리는 쿠로코를 자기 아빠로 알고있는데 웃게된 이유 말할땐 '쿠로코'라고 말했음. 평소에는 '아빠'라고 칭함. 아카시는 후리가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는건가 싶어서 놀람. 그래서 이걸 쿠로코에게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좀 더 진전이 생기면 말해야겠다하고 보류함. 그후 아카시는 한달에 네다섯번 가던 병원을 거의 일곱번 가까이 감. 그리고 후리는 손끝이지만 아카시를 만지게 됌. 아카시도 손끝정도로 후리를 만질 수 있게 됌. 간만에 병원을 찾았던 쿠로코는 그 얘기 듣고 놀람. 그리고 후리가 아카시 얘기를 늘어놓는것도 놀람. 더 놀라웠던건 후리가 아카시네 집 가보고싶다고 말한거임. 쿠로코는 당장 아카시한테 연락함. 아카시는 후리가 왜 쿠로코한테 그 말을 한지 이해가 안감. 나한테 얘기하면 될 거 아냐. 일단은 수락함.


그리고 후리가 병원에 허락맡고 아카시집에 하룻밤정도 가게 됌. 아카시는 별 다른거 없이 밥해주고 티비 보고 그럼. 그리고 잘 시간이 되었는데 아카시는 후리를 어디서 재워야하나 고민함. 내가 소파에서 자야하나 생각하는데 후리가 아카시를 붙잡고 놓지않음. 인형이 없어서 안고잘게 필요하다고 함. 아카시는 머뭇거리다가 내가 인형 해줄까? 이럼. 후리가 고개를 끄덕임. 결국 두사람은 한침대에 꼭 껴안고 누움. 그러면서도 계속 얘기를 나누는데 아카시가 그때서야 용기내서 후리에게 물어봄. 왜 쿠로코한테 부탁했냐고. 후리가 그말듣고 엄청 당연하게 아빠한테 허락맡아야 하니까라고 말함. 아카시는 아....... 이러고 고개 끄덕임. 그러고 조심스럽게 후리 토닥이면서 자자고 말함. 후리가 고개 끄덕이는데 갑자기 꼬물거림. 뭔가 싶어 내려다보는데 후리가 잔뜩 붉어져서는 말함.


"있지, 아저씨.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뽀뽀한대"


아카시 눈을 꽉 감음. 그런 말 하지말아. 내 이성이 얇아질것같아. 아카시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후리가 몸을 일으킴. 아저씨 나 좋아한다며. 아카시는 인생의 고비가 지금인가 싶음. 그러다가 피한다고 대충 둘러댐.


"좋아하는 사람끼리잖아. 후리하타는 나 좋아해?"

"응!!!!"


오 신이시여 제발 너무 귀엽다. 아카시는 그 어떤때보다 영롱하게 빛나는 후리의 눈동자에 결국 홀랑 넘어가버림. 뽀뽀만이다. 그럼 뽀뽀만이지 뭘 더.... 아카시는 진짜 떨면서 눈 꼭 감고있는 후리에게 입술만 닿는 뽀뽀를 함. 순식간에 붙였다가 떼고 속으로 쉼호흡을 함. 했다 했어! 근데 후리가 이상하다면서 티비에서는 안 이랬어 이러고 다시 입을 맞춤. 아카시는 기습에 이성을 붙잡을새도 없이 후리 뺨 쥐고 키스함. 후리는 처음엔 버벅거리더니 이내 얌전하게 아카시를 받아냄. 아카시는 미치고 환장할 지경임. 일단 티나지 않게 키스를 급마무리하고 후리를 재움. 됐지 그만 자자. 후리가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음. 후리가 잘때까지 아카시가 토닥거리다가 후리가 잠들자마자 화장실에 감. 아카시는 그제서야 자기가 후리를 진짜 제대로 좋아한다는걸 깨달음.


그 일 이후에 두사람한테는 별일이 없었음. 후리가 손을 잡던가 기습뽀뽀를 하긴 했지만. 근데 병원에서는 후리가 많이 진전이 생기니까 퇴원 얘기를 꺼냄. 쿠로코는 바빠서 후리를 돌볼수가 없었음. 그래서 퇴원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아카시가 자기가 돌볼테니 퇴원하라고 그럼. 확실히 후리는 따로 치료받을만한게 없었음. 카운셀링도 뭣도 다 무용지물이었으니까. 그렇게 후리는 퇴원하고 아카시는 자택근무로 일을 돌려버림. 후리를 데리고 지내면서 아카시는 일하고 후리 돌보고 그럼.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밤에 아카시는 후리가 악몽 꾸는걸 봄. 울면서 몸부림치고 처절하게 싫다고 울부짖는거 보고 아카시는 충격받음. 속에 쌓인게 이렇게 많다는 걸 알게되자 후리가 호전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무너지는 것 같았음.


아카시는 이제 어찌해야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음. 그냥 평소같이 대하면서 고민하는데 어느날 후리가 아카시의 사진앨범을 꺼내옴. 아카시는 별로 보고싶지 않은 가족사진이 있어서 조금 기분이 가라앉았음. 근데 후리가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꼬치꼬치 캐물음. 아카시는 결국 가족과의 안좋았던 추억이나 상처같은걸 말함. 후리는 다 듣더니 아카시를 껴안음. 이제 아저씨 옆에 내가 있으니까 괜찮아. 아카시는 묘한 기분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림. 후리는 그런 아카시 감싸안고 눈물 그칠때까지 토닥거림. 그 후에 아카시는 쌓여왔던 상처들을 조금씩 부담가지 않게 털어놓음. 후리는 그걸 다 듣고 언제가 다독거려주고 위로해 줌. 아카시는 그 때마다 후리를 꽉 껴안고 너뿐이라고 말함.


그러던 어느날 아카시는 실수로 자기가 어렸을때 납치당할뻔했던 얘기를 꺼냄. 아카시는 내뱉고 난 후에 아차해서 후리를 봄. 아니나 다를까 후리의 표정은 굳어있었음. 아카시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당황함. 상처가 다시 살아날까싶어서 후리만 가만히 바라보고있는데 후리가 입을 염.


"내가 지켜줄게"


아카시는 더 긴장해서 후리를 봄. 후리는 아카시의 손을 꼭 잡더니 무서워하지말라고 겁내지말라고 도망치지말라고 이런저런 얘기를 횡설수설 늘어놓음. 아카시는 말없이 들음. 그렇게 말하더니 후리가 피곤하다면서 들어가 자버림. 아카시는 멍하게 있다가 후리가 들어간 방을 봄. 아직 저녁도 안됐는데. 후리는 12시간 이상을 잠. 아카시가 쇼크 때문에 그러나 걱정하는데 한참 마음을 진정시킨다고 일하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들림. 아카시가 후리가 깼나해서 뒤돌아보는데 후리가 부엌에서 물 마시더니 아카시 보고 웃음. 아카시는 마주 웃어주긴 하는데 후리의 분위기가 영 달라진걸 느낌. 눈색깔이 전엔 호박색이었다면 지금은 좀 더 짙은빛을 띄었음. 물론 그게 예쁘지 않다는건 아님. 오히려 전에는 화석 없는 호박이었다면 지금은 화석 있는 호박 같은 느낌() 아카시가 멍하게 후리를 보는데 후리가 아카시한테 다가감.


"잘잤어요?"


음... 아카시? 아카시는 그 말에 벌떡 일어남. 후리가 놀라서 뒤로 살짝 물러남. 아카시는 한손으로 입을 감쌈. 뭔가 생각하는듯 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염.


"방금.... 그... 내 이름...."

"응, 아카시"


아카시는 놀람. 후리가 고개를 갸웃거림. 나랑 동갑인줄 알았는데? 혹시 형인가? 아카시는 그 말 듣자마자 후리를 와락 껴안음. 그리고 후리 어깨에 고개묻고 움. 후리는 그런 아카시 다독거리면서 웃음. 나 아카시 지켜주려고 나왔어. 아카시는 그 말에 고개 끄덕이면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쉼없이 읊조림. 그 후에 아카시는 쿠로코에게 연락하고 쿠로코도 후리 보고 울고 아카시한테 고맙다고 그럼. 아카시는 후리가 다시 사회적인 기반을 다지는데 도와줌. 후리는 다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함. 워낙 유명하기도 했고 기구한 사연이 있던 후리니까 인기가 많아짐. 후리가 전에 그리던 스타일을 싹 다 버렸는데도. BL작가가 되었기 때문임. 


그렇게 다시 재기한 후리랑 아카시랑 잘 살고 있는데 출판사에 회의하고 집으로 가는 후리를 한 남자가 잡음. 봤더니 그 때 그 남자. 후리는 굳어버림. 남자는 아무런 반항도 못하는 후리를 구석진 곳에 끌고감. 덜덜 떨면서 벽에 기대고 있는 후리에게 자기가 후리때문에 감방에서 몇년이나 썩었다고 쌍욕을 하고 화냄. 후리는 두손으로 입가리고 고개 숙인채 떨기만 함. 그러더니 남자가 새로 연재한 BL만화들 봤다고 그렇게 당하고 싶어서 그리냐고 자기가 그렇게 해주겠다고 그럼. 그러더니 남자가 후리에게 손을 뻗는데 후리가 남자 팔 잡아서 비틀어서 꺾어버림. 남자가 기우뚱하는 사이 주먹으로 턱을 갈기고 마지막으로 생식기를 발로 차버림. 남자는 쓰러지고 후리는 남자의 거길 몇번 더 밟음. 그렇다 후리를 그냥 사회에 내보내기 불안해했던 아카시가 후리에게 호신술을 가르쳤건것이다. 그새끼 만나면 고자를 만들어버리라며... 후리는 남자가 자기한테 쌍욕한거 그대로 해주면서 그 BL만화가 자기 판타지이긴 한데 너랑 하고싶은게 아니라 자기 애인이랑 하고싶음 판타지라고 말하고 몇번 더 걷어 차주고 휙 가버림. 워낙 인적 드문곳이었던지라 그 광경은 아무도 못 봄.


사실 후리가 진짜 무서웠긴한데 정신 승리... 집에 와서 후리 다리 힘 풀려서 주저앉아서 엉엉 움. 아카시 놀라서 후리 안고 부둥거리고 후리 얘기듣고 아카시는 그 새끼 콩밥 더 쳐먹어야한다며 차가운 분노를 뿜어댐. 후리는 말리지 않음. 그렇게 후리는 트라우마 극복해내고 아카시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근데 저때까지 둘이 한번도 섹스를 안해봤다는 사실...... 아카시가 후리 무서워할까봐 안 건들였는데 나중에 빡친 후리가 덮칩니다 :Q 나도 남자야!! 성욕이란게 있어!!!! 아카시라면 뒤로 해도 되니까!! 이랬다가 신세계 체험했다고 합니다.




Posted by DA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