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주의







*


달력을 바라보았다. 로우와 연애를 한지 벌써 3년째였다. 로우가 시큰둥한 이유도 알겠군. 그 일로 두사람의 관계가 틀어지는 일은 없었다. 여느때와 똑같았고, 평범한 일상이었다. 권태기인건가. 확실히 전과 같은 소유욕도 없었고, 로우가 이제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었다고 느꼈기에 그렇게 관심도 가지않았다. 바람을 피는 장면을 보고도 헤어지자는 반응조차 없는 것 보면 확실히 로우는 자신의 것이었다. 




"뭐해?"




조금 피곤한 모습의 로우가 도피의 옆자리에 앉는다. 달력에 두고 있던 시선을 로우에게로 옮긴다. 요새 일찍 오네. 로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신입이 들어와서 이제 좀 여유로워졌어. 요즘도 환자 많은가? 아니, 한가해. 매고 있던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두고 소파에 눕는다. 내일은 비번이라서 쉬어. 그럼 내일 놀러갈까. 로우가 도피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왜? 얼마만의 데이트 신청인가해서. 도피가 웃는다.




"아쉽지만 내일 약속이 있어"


"무슨 약속?"




로우가 몸을 일으킨다. 당신 알 바 아니야. 느릿하게 가방을 주워 방 안으로 들어간다. 여자와의 약속. 도피는 숨을 깊게 내쉬었다. 저녀석도 바람 핀다는건가. 







*


도피는 타투샵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손님 수는 일정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더 이상 문신에 흥미가 가지를 않았다. 슬슬 가게를 정리해야겠군. 도련님. 모네의 부름에 도피가 생각을 멈춘다. 왜? 경찰이 왔는데요. 경찰? 도피가 몸을 일으켜 1층으로 내려간다. 홀에는 경찰복을 입은 남자 둘이 서있었다. 도피를 본 남자 중 하나가 그에게 다가가 사진 한장을 꺼내어 보여준다.




"이 사람 누구인지 아십니까"




사진을 바라보았지만 알던 얼굴이 아니다. 도피가 고개를 젓자 남자들이 수근거린다. 몇일전 당신이 이 여자와 잤다고 하던데요. 그들의 말에 도피가 웃는다. 내가 최근에 침대에서 뒹군 여자가 몇인데 얼굴을 어떻게 기억해.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협조에 감사한다며 가게를 나간다. 무슨일인데 기분더럽게 경찰이 여기까지 찾아와. 도피가 신경질적으로 소파에 앉았다.




"홍등가쪽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대요"


"이 거리에 그런 일이 한둘인가. 무슨 난리법석이야"


"이렇게 공개적인건 처음이죠"




공개적? 죽은 시체가 골목에 그냥 버려져있었거든요. 도피가 이마를 짚었다. 지나가던 일반인이 신고를 했다하네요. 뒷세계의 사정을 모르는 놈의 범행이 분명했다. 여기서는 사람을 죽여도 시체를 은신하면 끝이었다. 누군가가 하루아침에 사라져도 절대로 신경쓰지 않는 것이 이 곳의 규칙이었다. 굳이 은신하면 소리소문 없이 죽일 수 있을 것을 요란스럽게 일을 만들어 놓았다. 오늘 로우가 당직이여서 여자 한명 데려오려 했더니 기분이 더러워졌다. 




"죽인 놈 변태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가슴이나 생식기 부근에 칼자국이 많았다는것보면 그런 것 같네요"




그럼 오늘은 남자랑 자야겠군.







*


집으로 들어왔을 때 거실은 환했다. 로우인가. 도피는 요즘 타투샵을 정리한다고 바빴다. 막바지로 손님들도 받고 가게 안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요즘 부쩍 한가해진 로우보다 늦게 들어오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거실로 가니 책을 읽다가 잠에 든 것인지 책을 배에 올려둔채로 눈을 감고 있는 로우가 보였다. 다가가 어깨를 살짝 흔들자 눈을 감은채로 입을 연다.




"왔어?"




잠이 덕지덕지 묻은 목소리에 도피가 짧게 웃었다. 응, 씻고 올께. 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우는 도피가 욕실로 들어가자 그제서야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기지개를 한번키고 시계를 봤다. 낮잠치고는 꽤 자버려 한숨을 쉬었다. 읽고있던 책의 표지를 바라보았다. 반정도나 읽은 것 같은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시 뒤적거리며 책을 훑어본다. 뭔가 사랑이야기 같았는데. 결국 책을 던져놓고 소파에서 벗어난다.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입안이 건조하다. 물을 마실 요량으로 부엌으로 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생수통을 꺼내 통째로 마신다. 




"누가 그렇게 버릇없게 마시래"




어느새 샤워를 다 마쳤는지 바지만 입은채로 도피가 부엌으로 다가온다. 로우는 놀리듯 도피를 한번 봤다가 다시 물을 마신다. 로우의 도발에 도피가 웃더니 생수통을 툭 쳐버린다. 덕분에 생수통 안의 물이 로우에게 쏟아졌다. 차가워. 로우가 인상을 잔뜩 찡그리더니 축축하게 젖어 달라붙은 옷을 떼어낸다. 그러게 놀리래. 도피가 목덜미를 물어버린다. 손을 들어 젖은 옷 위의 몸을 쓰다듬는다. 




"비켜. 옷 갈아입을거야"


"그냥 벗어"




로우가 웃는다. 오늘은 나랑 하고싶나보지? 도피가 로우의 귓바퀴를 끈적하게 핥는다. 응, 지금 당장 하고싶어.


으... 아.. 끄으.... 읏... 

새벽에 귓가에 닿는 억눌린 소리에 눈을 뜬다. 오늘은 로우와 잤으니 분명 옆에 있는 건 그였다. 고개를 돌리자 땀이 잔뜩 배어있는 등이 보인다. 몸을 일으켜 로우를 보자 인상을 잔뜩 쓴 채로 끙끙거리고 있었다. 이불을 꽉 쥔 손등에 핏줄이 올라와있었다. 도피가 로우를 흔들었지만 그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가위에 눌리는건가. 뺨을 몇번 때리자 거칠었던 호흡이 끊어지며 로우가 눈을 뜬다. 벌떡 일어나더니 침대를 벗어나려한다. 도피가 급하게 로우의 팔을 붙잡고 침대로 끌어당기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듯 다시 숨을 쉰다.




"악몽이라도 꾼거냐?"




로우가 멍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안아줘, 도피. 팔을 뻗는 로우를 도피가 껴안는다. 품안의 몸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그 떨림은 밤새 멈출줄을 몰랐다.







*


"연쇄살인이에요"




그것도 너와 관계된 뒷골목 사람들만 노리는. 베르고가 서류철을 도피에게 던져주었다. 최근 이 근처에서 일어난 살인들에 대한 자료들이었다. 얼굴은 모르지만 하나같이 공통점은 남녀불문하고 자신과 잠자리를 함께 했던 사람들. 이미 뒷골목에서는 자신과 엮이면 죽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뒷골목의 몇몇 거래처는 계약을 끊기까지했다. 현재의 공통점은 같이 잔 사람이라는 것이지만 그 범위가 어떻게 확대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도피가 이를 갈았다.




"뒷골목의 실권이 탐나는가보지?"


"예상되는 조직은 이미 추적 중이다"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이번 일은 내가 맡는다. 누군지 잡히면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가슴과 피투성이의 생식기. 한 때는 아름다웠을 여자의 몸은 그저 갈기갈기 썰린 고깃덩어리일 뿐이었다. 도피는 모네가 건네준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전문가의 솜씨는 아니다. 하지만 냉정하고 잔인한 놈의 짓이었다. 어느 미친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리고. 도피는 묶여있는 손목을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줄에 닳아 상처투성이의 손목. 죽은 여자는, 살아있는 채로 살해당했다. 자신의 영역을 넘보는 떨거지의 소행으로 여겼던 도피는 평소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반감을 드러내곤 했던 조직들을 일일히 다 찾아냈다. 적대적인 조직뿐만 아니라 산하조직이나 동맹을 맺은 조직까지 이 잡듯 뒤졌다. 저번 사업 정리 때 잔챙이라 손보지 않았던 녀석들은 물론이고 뒤에서 계약 위반을 한 조직, 지금은 웃으며 손잡고 있지만 과거에 적대적이었거나 혹은 앞으로 적대관계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 조직, 어디든 가리지 않고 모조리 들쑤셨다.


재기불능으로 만들어버린 곳도 있는가하면 아예 흔적조자 남기지 않고 없애버린 조직들도 있었다. 어느 새 살인범을 찾는 게 아니라 조직 청소가 되어버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졌고 로우는 먼저 자고 있을 때가 많았다. 그도 아니면 당직이라 아예 집에 없던가. 도피는 로우와 마지막으로 관계를 맺었던게 언제인지 계산했다. 꽤 오랫동안 안했군. 조금은 동하는 몸에 깨우고 싶은 마음이 컸으나 이내 관둔다. 잠에 취해 굳어있는 몸은 안을 맛이 나지 않았기에. 아쉬움에 혀를 한번 차고 로우의 옆에 누워 품에 안았다. 도피는 살짝 드러난 목덜미에 고개를 묻고 그의 냄새를 맡았다. 짙게 풍기는 싸구려 향수 냄새. 도피가 짧게 웃는다. 별것도 아닌 값싼 계집이랑 붙어먹고 있나보군. 자존심이 상한다. 내꺼면 내꺼답게 비싼년과 만나야지. 이를 세워 여린살을 깨물었다. 그러자 작게 으으, 하며 신음소리를 낸다. 그러나 상관 않고 계속해서 물어뜯기를 반복했다.







*


아침이니까 눈이 떠진다. 짜증나는 조건반사지만 어쩔 수 없다. 눈을 몇번 깜빡이다 이내 몸을 일으켰다. 고개를 돌려보니 빈 옆자리가 보인다. 잠결에 도피와 함께 잔 것 같았는데 그냥 꿈이었나 싶다. 잠깐 멍하니 빈 옆을 보다가 침대에서 벗어나 욕실로 향한다. 물을 틀고 찬물로 세수를 한다. 그리고 거울을 본 순간 꿈은 무슨.




“하...”




옷 위로 보일 듯 말듯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붉은 자국을 바라본다. 피멍 수준이군. 이걸 어떻게 가릴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며 샤워기를 틀었다. 로우는 장롱 한켠에 있을 폴라 티셔츠를 떠올렸다. 오늘 날씨가 조금 쌀쌀하길 바래야겠군. 병원에 출근하자마자 들은 소리는 어디 아프냐였다. 아직 그럴 날씨가 아닌데 벌써 목까지 올라오는 티를 입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아니요라고 대답하면 입은 이유를 물어볼 것이 뻔해 감기기운이 있는 거 같다고 얼버무렸다. ER은 오늘도 쓸데없는 일이 가득했다. 키드와 비슷하게 생긴, 얼굴에 심술이 덕지덕지 묻은 애가 콧구멍에 오백 원짜리 동전을 쑤셔 넣는 바람에 실려 왔다. 생긴 것만이 아니라 하는 짓도 닮았다. 로우는 키드가 코에다 동전을 쑤셔 넣으려다 자신에게 얻어맞았던 것을 떠올렸다. 그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니 왜 자기한테 그런 얘기를 하냐는 얼굴이다. 키드보다 귀염성이 없군. 로우는 아이에게서 관심을 거두었다.  


단순 맹장인 환자 다음에는 심장발작을 일으킨 여자 환자였다. 겨우 레지던트 1년차가 맡기에는 까다로운 환자라 선배에게 넘겨버렸다. 오후쯤에는 종아리가 죄다 긁혀 뼈가 드러나는 환자가 들어왔다. 상처를 소독하고 수술실로 들여보냈다. 


저녁쯤에는 위급한 환자가 여러명 실려 왔다. 삼중추돌사고가 났다고 한다. 머리 한 쪽이 다 터져 피를 흘리고 있는 환자는 위급해 대충 지혈을 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봉합수술에 들어갔다. 다른 한 명은 어깨와 갈빗대가 나갔다. 제일 양호한 건 마지막 차량의 운전자 -들이박은 사람- 였는데 많이 다친 건 아니었지만 정신이 반쯤 나가있었다. 순간적으로 바빠진 ER과 진동하는 피 냄새에 로우도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응급실을 뛰어 다녔다. 피를 닦고, 지혈하고, 봉합하고, 정신을 잃으려는 환자의 이름을 끊임없이 부르고.







*


평소보다 훨씬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가니 웬일로 도피가 있었다. 로우는 질질 끌리는 발걸음으로 도피를 한 번 보고는 바로 방으로 들어간다. 간만에 일찍 들어와 로우를 기다렸던 도피는 그 반응에 짧게 웃었다. 이제 아예 관심도 없다는 건가. 싸구려 향수나 쓰는 여자에게 밀린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괘씸해서 방 안에 따라 들어가니 침대에 엎어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로우가 보였다.




“아침에 선물은 잘 받았나?”




이불에 코를 박은 채 누워있던 로우가 고개를 돌려 도피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응?”


“...아냐. 선물 아주 잘 받았어”







*


도피는 안 그래도 험한 인상을 더욱 험악하게 굳히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 남자는 누군지 확실히 기억한다. 로우랑 닮아서 꽤 마음에 들어했던 녀석이었다. 아마추어 같이 허술한 부분이 보이던 살인범은 어느 새 익숙해졌는지 이번엔 처리 방식이 깔끔했다. 고문 흔적도 더 전문화 되었고. 이번에도 생식기는 난도질당한 채였다.




“점점 능숙해지고 있군”


“더 이상 털릴 조직도 없어.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못 찾겠으면 제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면 되지”




아무 여자나 한 명 데려와. 알겠다고 대답하며 베르고가 사무실을 나간다. 빈 사무실에서 도피는 매서운 눈으로 사진을 노려보았다. 어떤 귀염둥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윤곽은 잡히고 있었다. 사진 속 사내의 피에 얼룩진 검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어쩐지 그 모습이 로우와 오버랩 되어 순간 소름이 끼쳤다. 지금은 자신이 한 번 자다가 버린 년놈들만 찾아 죽이고 있었지만 그게 언제 로우가 될지 몰랐다. 그렇게 되기 전에 먼저 잡아 죽인다. 이렇게 죽기엔 아직은 좀 아까운 자신의 연인이었으니까.







*


약에 취한 채 정신없는 사이에 여자의 몸에다 심장박동 측정기와 GPS를 달았다. 그게 이틀 전이었다. 도피는 오늘이면 살인범이 활동을 할 거라 예상했다. 주말과 비번이 겹친 로우는 약속이 있다며 아침 일찍 나갔다. 여자와의 약속임이 분명한데 대충 둘러대는 모습이 우스웠다. 이 일만 끝나면 그 계집년을 로우가 보는 앞에서 죽여버려야지. 로우가 지을 표정에 입꼬리를 올렸다. 일정한 박자로 삐삐 거리던 전자음이 갑자기 빨라지더니 곧이어 느려진다.




“왔군”




도피는 위치추적기의 화면을 확인했다. 위치는 뒷골목에서 별로 멀지 않은 폐창고다. 


버려진지 꽤 오래된 창고는 음습한 기운이 올라오는 곳이었다. 미친놈이 확실히 저 같은 곳을 골랐군. 도피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피 비린내가 진동한다. 새삼 피 냄새에 기분이 들뜬다. 드디어 귀염둥이와 만나게 되는군. 창고 안의 높게 난 창문으로 지는 해가 보였다. 노을의 붉은 빛이 창고 안에 들어차 있었고 그 가운데에 붉은 피, 숨이 점점 끊어져 가고 있는 여자, 그리고 귀염둥이가 있었다.























여태까지 쓴 것 중에서 가장 분량이 깁니다.

이유는 소설 쓸 때마다 한번씩 보고 고쳐주던 언니의 도움을 받아서 그런겁니다. :D

제가 소설이 안 써진다고 하니까 이렇게 도와주었어요.


그 중에서 언니가 꼭 넣어달라했지만 내용상 빼버려야했던 부분 올립니다.


ER은 오늘도 바쁘다. 키드와 비슷하게 생긴, 얼굴에 심술이 덕지덕지 묻은 애가 콧구멍에 오백 원짜리 동전을 쑤셔 넣는 바람에 실려 왔다. 생긴 것만이 아니라 하는 짓도 닮았다. 로우는 어렸을 때 아이와 똑같이 키드가 코에다 동전을 쑤셔 넣으려다 할머님에게 들켜 뒤통수를 얻어맞았던 것을 떠올렸다. 그 얘기를 아이에게 해주니까 왜 자기한테 그런 얘기를 하냐는 얼굴이다. 잠깐 멍하니 있던 로우는 어깨를 한 번 으쓱여줄 뿐이었다. 그러게. 내가 왜 그랬을까.


단순 맹장인 환자 다음에는 초등학생이 잘못 찬 축구공에 맞아 가슴에 박아 넣은 실리콘이 터져 심장발작을 일으킨 여자 환자였다. 겨우 레지던트 1년차가 맡기에는 꽤 중요한 환자라 로우는 금방 다른 환자에게로 넘어갔다. 육교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지다 밑에 버려져있던 쓰레기의 툭 튀어나온 날카로운 쇠막대기에 종아리가 죄다 긁혀 뼈가 드러나는 환자였다. 파상풍 주사를 먼저 놓고 나서 상처를 소독하고 수술실로 들여보냈다. 자신은 아직 수술대에 서지 못한다.






Posted by DA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