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정말 구제불능이구나"


"처음이라서 그래!"




도피는 조이패드를 내려두고 입 안에서 굴리고 있던 막대사탕을 쥐었다. 이번에는 무엇을 시킬까. 도피는 5:0 이라고 적혀있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게임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로우를 위해 게임기까지 사와 같이 하고 있는데 무슨 게임이든 로우는 다 졌다. 그러면서 그는 꼭 '진사람이 이긴사람의 부탁 하나 들어주기'라는 내기를 걸었다. 종목을 바꾸어 축구게임을 해봤지만 역시나 결과는 대패였다. 아까 막대사탕을 사오라고 시켰을 때 표정이 말이 아니었기에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냈다. 으음.




"키스해줘"




그대로 로우에게 정강이를 까였다. 로우가 덥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나시를 입은 그의 등에 상처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더우면 히터를 꺼. 겨울에 나시를 입는 건 무슨 심보야. 싫어. 로우가 얼음을 꺼내 입 안에 넣는다. 다시 거실에 와 소파에 눕는다. 나른하게 있는 게 더 좋아. 도피는 숨을 짧게 내뱉고는 자신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 로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등 뒤에 상처 날개자국 같아. 로우가 시선을 들어 도피를 본다. 악어랑 같은 얘기하네. 재수없게 걔랑 연결시키지마. 도피가 고개를 숙여 로우와 눈을 맞춘다.




"키스 싫으면 뽀뽀는 안돼?"




입술에? 도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 한번도 내 입술에 남의 입술 붙여본 적 없는데. 로우의 말에 도피가 웃는다. 그럼 내가 처음이네. 로우가 손을 들어 입을 가린다. 안돼. 도피가 혀를 차고 아쉬운대로 이마에 뽀뽀를 한다. 일단 이걸로 만족하지. 로우가 그제서야 손을 떼고 다시 입 안의 얼음을 굴린다. 







*


간만에 일이 일찍 끝날 것 같아 데이트나 하자며 로우를 불렀다. 회사로 찾아온 로우는 거의 얼굴을 가리다싶이 목도리를 둘렀다. 많이 춥나보지? 로우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목도리 때문에 그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는다. 도피는 책상에서 일어나 로우가 앉아있는 소파로 다가갔다. 두툼한 모직코트에 목도리. 생각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녀석인지라 히터의 온도를 더 높인다. 손줘봐. 로우가 머뭇거리며 손을 주지 않는다. 왜인지 알 것 같아 억지로 팔을 끌어 주머니 안의 손을 빼낸다. 장갑어딨어. 잃어버렸어. 도피가 한숨을 쉬었다. 잃어버린게 아니라 가지고 나오는 걸 잊어버린거겠지. 차가운 로우의 손을 잡아 주무른다.




"일 언제 끝나?"


"보고서 하나 받으면 끝나"


"나 데이트 처음이야"




무미건조하게 내뱉는 말에 도피가 로우를 바라본다. 이제 로우는 과거의 일이나, 겪어보지 못한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떨쳐내기 쉬운 상처가 아닐텐데 자신을 믿는지 그 생채기들을 드러낸다. 손을 뻗어 뺨을 쓰다듬자 로우가 눈을 감는다. 사실 호주에서 한 것도 다 데이트인데. 그렇게 생각하며 로우의 차가운 코 끝에 입을 맞춘다.


로우는 멍하게 얼음바닥을 바라보았다. 도피는 주머니에 손을 꼽고 그런 로우를 바라보고 있었고. 겨울하면 아이스 스케이팅이지. 로우가 도피를 바라봤다가 발을 내딛었다. 겨우 얼음판에 발을 디뎠는데 이내 미끄러진다. 도피가 그런 로우를 받아든다. 도피의 품에 안긴 로우의 표정은 수많은 감정이 내재되어있었다. 아마 그 중 가장 큰 감정은 당황이겠지.




"이..이거 뭐야!"


"미끄러워, 손잡아줄테니까 천천히 해"




다시 몸을 일으킨 로우가 도피의 손을 꼭 잡고 발을 내딛는다. 도피는 천천히 로우에게 스케이트 타는 법을 일러준다. 도피의 가르침대로 움직이자 로우는 어느새 얼음판에 적응해 더이상 미끄러지지 않았다. 배우는게 빠르네. 로우는 이제 재미가 들린듯 천천히나마 손을 떼고 주변을 돌아다닌다. 이제 막 태어난 송아지. 태어나자마자 스스로의 다리로 일어나는 존재. 도피는 지금의 로우가 그런 상태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의 다리로 일어나 뛰어다니는. 새로 따지면 자신의 날개로 날아다니는 그 때. 어느새 한바퀴를 돌고 온 로우가 난간에 기대어있던 도피에게 다가온다.




"왜 가만히 있어?"


"난 늙어서 빨리 피곤해져"




로우가 웃더니 같이 난간에 기댄다. 스케이트를 타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더니 웃는다. 재밌다. 그 웃음에 도피는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괜히 민망해 로우의 얼굴을 손으로 밀어버린다. 로우가 인상을 쓰고 도피를 본다. 늙어서 체력 부족한건 당신 탓인데 왜 나한테 화풀이야. 이 조그만한게 못하는 말이 없어. 4살차이로 웬 생색이야. 나이 들먹인건 너가 먼저였거든. 로우가 입을 다물더니 저멀리로 가버린다. 어휴. 도피가 한숨을 쉬었다.


지쳐. 스케이트장에서 나와 밤거리를 걷던 로우가 축 늘어진다. 그렇게 돌아다녔으니 지치지. 도피가 손을 내민다. 손잡아줄께. 선심쓰듯이 말하지마. 그러면서도 손을 잡고 다시 발을 움직인다. 곧 크리스마스인지라 거리는 네온사인으로 반짝였다. 가로수에는 트리등을 달아 반짝거린다. 크리스마스에 뭐할까. 도피의 말에 로우가 머리를 긁는다. 뭐해야하는데? 선물 주고받고 케이크먹고 보통은 그러지. 케이크? 로우가 도피를 바라보았다. 도피도 고개를 돌려 로우의 눈을 바라본다. 설마 케이크도 안 먹어봤어? 로우는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이 집안은 정말 아이를 어디까지 몰아세운걸까.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나 만들까. 그걸 직접 만들어? 파는것보다는 맛 없겠지만 만들수는 있지. 그럼 만들자. 도피가 로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


도피는 책상에 쌓여있는 서류철들을 바라보았다. 그거 몇일 놀았다고 일이 이렇게 쌓여? 옆에 있던 베르고가 달력을 한번 흘긋본다. 몇일이 아니라 몇주다만. 그리고 이것도 추려놓은거야. 도피가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한숨을 쉬고 품속에 만년필을 꺼내든다. 못보던 펜인데? 베르고의 말에 도피가 펜을 바라본다. 아아, 선물 받은거야. 구경해도 돼. 도피가 베르고에게 펜을 내밀자 베르고가 꼼꼼하게 살펴본다. 저 만년필 매니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도피는 베르고를 주의깊게 바라본다. 어느정도 펜을 살펴본 베르고가 짧게 숨을 뱉고 도피에게 펜을 건넨다. 수제군. 어? 도피가 펜에 가 있던 시선을 베르고에게 옮긴다. 그냥 수제가 아니라 장인의 수제야. 경매로도 붙일 수 있을정도의 품질인데. 죄다 고급인데다가 어느 하나 흠이 없군. 크기도 자네 손에 맞추어져있고 정교하게 새긴 이름도 그렇고. 이름 그거 손글씨인거 아나? 일반적으로 쓰는 글씨체가 아니야. 손글씨를 모양내서 새겨넣은거다. 도피의 입이 벌어진다.




"누가 준거지?"


"로우"




베르고가 혀를 찼다. 깨가 쏟아지는군. 도피가 기분좋게 웃었다. 크리스마스 때 로우가 작은 상자를 내밀면서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고 얘기했던 걸 떠올렸다. 그렇게 말해놓고 이런 만년필을 선물해주다니. 자신이 주었던 카메라가 무색해진다. 이것보다 훨씬 성의없는 선물이었는데도 로우는 기쁘게 받았다. 나참, 사소한 곳에서 감동을 주네. 도피가 만년필에 입술을 맞추었다.


만년필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 생각보다 빠르게 일을 처리 할 수 있었다. 아직 결제해야할 것이 조금 남았지만 그래도 엄청난 속도였다. 베르고는 그런 도피를 보며 로우의 머리가 꽤 좋음을 느꼈다. 일하는 도구에 정성을 담아 선물을 하다니. 베르고는 몇번 보지못했지만 다음에 만나면 선물이라도 하나 사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도피는 마지막 서류에 사인을 하고 있었다. 이제 뭐 해야돼? 베르고가 스케쥴을 훑는다. 정기회의가 있어. 병원 이사회. 도피가 턱을 쓸었다. 다음은? 카이도와 미팅. 거기까지하고 집에 갈거야. 여기까지밖에 없어. 도피가 기분좋게 웃었다.


도피는 기분이 좋았다. 일단 병원 이사회에서 지나가듯 로우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크리스마스 때 케이크를 만들던 얘기까지 꺼냈을 때 그들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그렇게 이사들을 골탕먹이고 미팅까지 만족스럽게 끝냈다. 이게 다 만년필 덕분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집문을 열었다. 여전히 평소와 같이 집안은 후덥지근했고 로우는 절대로 현관까지 나와 인사하지 않았다.




"아까전까지 기분이 좋았는데 너가 나와서 인사 안해서 기분 안 좋아졌어"




거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로우의 등뒤에 얘기하니 일시정지를 누르고 도피를 본다. 다녀왔어? 도피가 소리내서 웃는다. 그래, 고맙다. 로우도 작게 웃고 다시 티비로 시선을 돌린다. 저녁은. 안 먹었어. 도피가 방에 들어가려다 로우를 본다. 간만에 뭐 만들어줄까. 로우가 빠르게 고개를 돌려 도피를 바라본다.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 로우는 도피가 해주는 파스타만 먹었다. 이유는 느끼하지 않아서. 도피는 로우를 바라보며 꼬리가 있다면 분명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씻고 만들어줄께. 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파스타를 만들때부터 로우는 게임을 내팽겨쳐두고 부엌 근처에 어슬렁거렸다. 정신 사나워 한소리 하자 바에 앉아 도피가 요리하는 모양새를 지켜보았다. 완전 부잣집 도련님인데 은근히 그런거 잘하네. 로우의 말에 도피는 그저 웃었다. 사업 성공하기 전에는 일반 시민이었으니까. 그럼 언제 이만큼 성공한거야? 아버지 때 회사만들고 내가 이어받으면서 이만큼까지 왔지. 사정이 어찌되었든 종갓집 도련님으로 살아온 로우는 도피의 옛날 이야기에 무척 관심이 많았다. 일명 서민들의 삶. 식사할 때까지 계속되는 질문에 도피는 혀를 내둘렀다. 거의 십년전의 얘기니까 더이상 묻지마, 기억 안 나.




"아, 만년필 말이야"


"응"


"수제라며. 펜에 쓰여진 이름은 네 글씨야?"




로우가 파스타면을 포크에 말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알았어? 베르고가 만년필 매니아거든, 보더니 말해주던데. 로우는 전에 봤던 우락부락한 사내를 떠올렸다. 생긴거 답지않게 고급스러운 취향이네. 도피가 웃었다. 카메라는 잘 쓰고있어? 한참 파스타를 먹던 로우가 고개를 든다. 어, 그럭저럭. 무미건조한 반응에 도피가 고개를 갸웃한다. 마음에 안들어? 아니, 이제 익히고 있는 단계라서 잘 쓰고있다고 하기 좀 그래. 다음에 사진 찍으면 보여줘. 응. 어느새 그릇을 다 비운 로우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그러는 당신은 만년필 잘 쓰고있어?"


"덕분에. 감동받아서 일 빨리 마치고 이렇게 왔잖아"




도피의 장난스러운 말에 로우가 환하게 웃는다. 마음에 들었다면 다행이네.







*


"너무 팔자가 좋은거 아닌가?"




로우는 카메라에 있던 시선을 들어 크로커다일을 바라보았다. 가끔 크로커다일은 무언가를 알아본다며 로우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오늘도 알아볼 것이 있다며 로우를 불렀다. 좋으면 안될 이유라도 있나? 크로커다일에 턱을 괴고 로우를 본다. 반류는 원인보다 종족번식의 욕망이 강하다고. 특히 중종에 희귀종인 녀석은. 로우가 카메라를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기댄다. 그래서 뭐.




"다른 놈이랑 붙어먹는거 싫으면 얼른 그녀석의 암컷이 돼"


"그런건 반류들의 얘기잖아"


"넌 반류야"




크로커다일의 말에 로우가 눈을 크게 뜬다. 내가? 크로커다일이 혀를 찬다. 말 안해주려 했는데 하도 멍청하게 구니까 말해주지. 지금까지 알아낸건 넌 반류야, 네 혼현도 존재할 확률이 높아. 로우는 밀려오는 전율에 손에 힘을 꽉 준다. 근데 막혀있단말이지. 뭐 저주라고들 하던데 동결이야. 동결? 프리징, 내가 알아보고 있는 건 그 프리징을 푸는 방법이야. 로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크로커다일의 앞으로 간다. 누가, 누가 나한테 동결을 건거야. 그건 어떻게 풀어? 조금 흥분된 얼굴을 보며 크로커다일이 혀를 찬다.




"태아 때부터 동결이 걸어져있다고 가정하면 네 어머니가 동결을 걸었겠지. 보통 건 사람이 풀 수 있어. 죽어도 풀리지. 근데 풀리지 않았다는 말은 무언가 조건을 걸어두고 동결을 했다는거야. 힘의 크기가 비슷한 중종도 풀 수 있는데 말이야, 도대체 네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길래 목숨을 걸고 네 현혼을 동결한거냐. 네 동결을 억지로 풀려면 목숨을 받쳐야 돼"




로우가 이마를 짚는다. 몰래 몰래 훔쳐들었던 어머니의 이야기. 중요한 부분이 아닌듯해 크로커다일에게 빼고 말한 부분이었다. 어머니는. 로우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새벽에 문득 눈을 떴다. 아무런 이유는 없었다 그저 자다가 한번씩 눈이 떠지는 그런 느낌으로 눈을 떴다. 다시 잠을 자려 몸을 뒤척이는데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결국 물이라도 마시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난다. 히터를 낮춰 몸이 떨린다. 소파에 늘어놓은 옷 중에서 스웨터를 꺼내어입고 방을 나섰다. 집 안은 고요했다. 사실 두사람이 살기에도 조금은 큰집이었다. 아이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이내 곧 그 생각은 접는다.




"으악!"




도피는 거실에 있는 인영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거실에 있던 인영도 놀라 고개를 돌린다. 안 자고 뭐해? 도피가 가슴을 부여잡고 인영을 바라보았다. 로우는 도피의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어두워서 로우의 표정이 보이지않아 나이트조명이라도 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발을 옮기는데 로우가 먼저 움직인다. 강한 힘으로 품에 안기는 바람에 몸이 휘청한다. 하지만 이내 균형을 잡고 로우의 허리를 감싸안는다. 이만큼 진한 포옹은 처음인데. 그렇게 생각하며 로우의 등을 쓸었다.




"무슨일이야"




여전히 로우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악어새끼가 또 이상한 말을 한건가. 로우에게 들키지 않을정도로 작게 숨을 내뱉는다. 한참 가만히 안겨있던 로우가 고개를 든다. 도플라밍고, 나랑 자. 도피는 머리를 긁었다. 그 '자자'는 건 내가 생각하는 '자자'랑 다른거지? 아니, 같아. 도피가 로우의 뒷머리를 잡고 품에 당긴다. 무슨 일 있었어? 로우가 머뭇거리는듯 하더니 입을 연다. 다른 암컷들이 당신을 노린대. 역시 악어녀석이 쓸 데 없는말을 했군. 내가 바람이라도 필까봐? 아무말이 없는 로우의 반응에 짧게 웃었다. 로우의 부드러운 흑발을 쓰다듬었다. 그런 일 없어. 그래도. 도피는 로우를 들처맸다. 됐어, 잠이나 자자.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로우를 눕혔다. 




"같은 침대에서 자보는게 소원이었어"




그렇게 말하며 도피도 침대에 눕는다. 그런게 다 소원이야? 도피가 로우의 몸을 끌어당겨 껴안는다. 그럼, 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거든. 그 말에 로우가 고개를 들어 도피의 눈을 바라본다. 나도 그래. 도피가 손을 들어 로우의 눈을 가린다. 올려다보지마 야해서 키스하고싶어. 아까보다 기분이 한결 나아졌는지 로우가 웃는다. 키스해줘. 그건 가능하지. 도피가 로우의 뺨을 감싸고 입을 맞춘다. 떨리는 입술을 어르며 부드럽게 혀를 얽는다.







*


로우는 도피가 눈 앞에 내려놓은 상자 안의 내용물을 바라보았다. 웬 반지? 도피는 로우가 쥐고있던 조이패드를 들어 재생버튼을 눌렀다. 결혼반지 못한게 아쉬워서. 로우가 반지를 들어 살펴보다가 티비를 보고는 반지를 내려놓는다. 아! 1등하고 있었는데 뭐하는거야! 있어봐, 다시 1등 만들어줄께. 지금 맨 뒤쪽인데 일등은 무슨. 로우가 다시 반지를 바라보았다. 얇은 반지는 전체적으로 검정색이었고 금색보석이 가운데에 박혀있었다. 골드다이아몬드? 도피가 웃는다. 어. 로우가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운다. 딱 맞네. 당연하지 사이즈 재고 맞췄는데. 어느새 1등으로 들어온 도피가 조이패드를 내려놓는다. 언제 쟀어? 잘 때. 로우는 도피의 왼손에 끼워진 반지를 보았다. 색깔이 반대네. 응, 머리색에 맞췄거든.




"이걸로 유부남인게 드러났으니 이제 불안해 하지마"




뭐라는거야. 그렇게 말하는 로우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Posted by DA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