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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세대라는 개념없음. 그냥 기적의 세대들은 농구잘했던애들 이런 식으로 기억됌. 자기들끼린 같은 동아리였던 친구들. 아카시랑 후리하타는 서로 마주친 적은 없음. 인터하이 때 경기만 본 정도. 후리하타는 아카시 이름은 모르고 라쿠잔 경기만 봄. 쿠로코 중학동창, 뛰어난 PG 이렇게 기억함. 아카시는 한 경기에 새로운 세이린의 PG가 나온거보고 유심히 보고 끝. 후리하타 얼굴만 흐릿하게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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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하타는 채팅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음. 랜덤채팅 같은건 더더욱. 근데 후리하타가 하도 겁이 많으니까 리코가 랜덤채팅으로 친구 하나 만드는걸 과제로 줌. 사실 별 의미 없는데 너무 뭐든지 신경쓰고 고려하고 그러니까 이런 자잘한걸로라도 좀 대범해지라고. 암튼 후리하타는 머리를 싸맴. 아 진짜 나는 이 조그마한 것에도 소심하구나하고 느낌. 암튼 마음을 굳게 먹고 컴퓨터를 킴. 진짜 랜덤하게 돌려서 이용자 뽑아서 채팅하는건 도저히 못하겠어서 이제 관심사 비슷한 이용자를 띄워주는 곳을 뒤적거림. 그러다가 동갑에 농구 좋아하고 포지션까지 PG로 자기랑 똑같은 이용자를 발견함. 당장 대화를 검.

Huri : 안녕
Say : 안녕
Huri : 나도 농구 좋아하는데 포지션도 포인트가드고! 농구부야?

후리하타는 손이 떨림. 너무 적극적으로 나왔나? 상대방이 답장이 없음. 너무 대뜸 반말하고 대뜸 말했나? 후리하타는 이제 안절부절. 그러고있는데 답장이 옴.

Say : 응. 너도?
Huri : 응. 근데 아직 스타팅멤버는 아니야. 사람수가 적어서 우리는 1학년이라도 벤치거든. 전에 교체로 한번 뛴 게 경기의 끝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너무 못해서.. 넌?
Say : 나도 스타팅멤버는 아니야. 벤치.
Huri : 우와 우리같은 사정도 아닌데 1학년 벤치면 잘하나봐.
Say : 그런가? 너는 농구할 때 뭐가 제일 어려워?
Huri : 음.. 역시 빠른 흐름의 경기겠지. 나 소심해서 플레이를 빠르게 못해. 언제나 신중하게 패스하려 하거든. 그렇다고 덩치가 큰 것도 아니라서 아무튼 여러모로 농구하는데 힘든 성격이지...
Say : 굳이 빠른 흐름만 추구할 필요는 없잖아. 다들 각자의 농구 스타일이 있으니까. 맞춰가면 돼.
Huri : 그렇구나, 고마워.

그렇게 채팅 좀 하다가 상대편이 자기는 이제 자야한대서 대화가 끊어짐. 마지막으로 나가기전에 용기내서 친구추가 했는데 받아줌. 후리하타는 매일 집에 오면 컴퓨터를 키는게 일상이 됌. 맨날 say랑 채팅하고. 자기 오늘 연습코스나 부족했던 점 이야기하면 say가 듣고 조언해주고 지적해주고 그럼. 근데 걔가 조언해준대로하니까 확실히 실력이 늠. 그렇게 서로 친해지다보니까 메일주소까지 교환하고 이름까지 알게 됌. 이제 학교에 와서도 계속 메일질. 연습하고 쉬는 시간이면 폰을 꼭 붙들고있음.

"후리 요즘 누구랑 그렇게 메일을 주고받아? 채팅으로 여자친구라도 만들었어?"
"아뇨 친구에요. 같은 농구 포지션인데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줘요"
"호오 어디 학교래?"
"그건 안 물어봤는데.."

쉬는시간이 끝나서 후리하타는 폰만 흘긋 보다가 다시 연습하러감. 마지막으로 온 메일에는 [윈터컵에서 만나자] 라고 적혀있었음. 자기네 학교가 인터하이 때 좋은 성적을 받아서 윈터컵 예선 치루게 됐다니까 저렇게 보낸거임. 암튼 곧 예선이니까 연습강도가 훨씬 빡세지면서 후리하타는 학교 물어보는 걸 깜빡함. 그렇게 평소와 같이 메일 주고받으면서 예선 치루다보니 윈터컵에 가게되었음.

Huri : 아카시! 우리 윈터컵 본선 진출이야!
Say : 축하해. 그럼 개최식에서 볼 수 있겠네.
Huri : 응! 아, 떨린다.
Say : 떨릴게 있나? 여자 만나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이제 윈터컵. 후리하타는 두근두근함. 세이린 유니폼 입고 걜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왠지 설렘. 걔도 자기학교 유니폼을 입고 있겠지. 모임장소에서 세이린 애들 기다리고 있는데 메세지가 옴. 확인해보니 아카시. 

Say : 경기장 서쪽 계단쪽에서 기다릴께

후리하타는 리코의 눈치를 살핌. 리코는 후리하타의 시선을 눈치채고 뭐냐고 물음. 후리하타가 핸드폰 들어올리면서 '메일친구..'라고 소심하게 말함. 리코는 고민하는듯 하더니 쿠로코한테 같이 가라고 지시함. 그래서 둘이 같이 감. 서쪽 계단쪽으로 갔는데 아무도 없음. (입장은 동쪽이었으니까) 그래서 쿠로코랑 앉아서 기다리고 있음. 별 시덥잖은 얘기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들림.

"쿠로코?"
"아카시군? 여기서 이렇게 뵙네요"

아카시? 후리하타는 고개를 휙 돌려서 계단 위에 서 있는 사람을 봄. 빨간머리에 오드아이. 그것보다 아는 사람이었다는 것에 멘붕. 으아? 저 사람이 아카시? 자신이 동경하는 포인트가드가 메일친구였다니. 후리하타는 어버버거림. 쿠로코는 엉덩이 털고 일어남.

"후리하타군의 메일친구가 아카시군일줄은 전혀 몰랐네요"
"아, 너가 아닌가보지?"

쿠로코가 고개 끄덕이고 후리하타 가리킴. 그제서야 후리하타는 정신차리고 일어나서 뻘쭘하게 웃음. '안녕'하고 어색하게 인사하니까 아카시가 웃으면서 '안녕'이라고 인사해줌. 후리하타는 왜인지 몰라도 얼굴이 붉어짐. 으아, 내가 동경하는 선수가 인사하고 웃어줬어. 아카시는 후리하타의 반응이 이해가 안가서 고개를 갸웃거림. 왜이렇게 불편해하지? 그런 시선으로 쿠로코를 바라보니 쿠로코가 귓속말로 후리하타가 롤모델로 삼던 선수가 아카시라고 얘기를 해줌. 그 말 듣고 아카시가 기분좋은 표정 지음.

"롤모델로 삼아주고 영광인데. 이제 같은 코트에서 연습할 수 있겠다, 그렇지?"
"으..응"

아카시가 웃으면서 자기는 이만 가봐야한다고 경기 잘하라고 후리하타 머리 쓰다듬어주고 감. 얼굴 약간 붉어져서 멍하게 있는 후리하타를 쿠로코가 끌고감. '우리도 이만 가요'

이렇게 둘이 사랑의 꽃이 피고 윈터컵 내내 만나면서 데이트하고 대화하다가 완전 친해지고 윈터컵에서 카이조와의 경기에 후리하타 교체로 들어가서 좀 활약하고 아카시는 잘한다면서 칭찬하고 그러다가 윈터컵 결승 끝나고 아카시는 교토가고. 근데 주말에 시간 나면 아카시가 올라오던가 후리하타가 교토 가던가하면서 계속 메일 주고 받고 하다가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고백해서 사귀고 장거리 연애 시작하고. 아카시는 맨날 '세이린으로 전학갈까?' 드립치다가 진짜 전학와버려라. 그래서 후리하타가 자기 포지션 뺐겼다고 슬퍼하니까 아카시가 당황해서 다른 포지션 하겠다고 다른 포지션 연습해라. 슈터 연습. 그 꼴보면서 리코가 한숨쉬어라. 근데 의외로 잘해서 놀래라. 휴가 빠진 자리를 아카시가 매꾸고 이즈키 빠진 자리 후리하타가 매꿔라. 경기하다가 쉬는 시간에 아카시가 자꾸 조언해줘라. 후리하타 그대로 소화해서 이겨라. 아카시 뿌듯해서 경기 끝나고 지친 후리하타 억지로 데려가서 그렇고 그런 짓 해라.





Posted by DAJ :